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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획특집] 경북형 정주학교 (1) 영덕군 영해중학교

이상인 기자 입력 2026.07.07 13:39 수정 2026.07.07 13:39

지역을 떠나지 않는 배움, 영해중서 시작된다
영해·병곡·축산 잇는 북부권 정주교육의 거점
오케스트라·돌봄·체험으로 머무는 학교 만든다

영해중학교 전교생들.
영해중학교 전교생들.
경북교육청의 핵심 정책인 정주학교가 영덕 북부권 교육 현장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영해중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학교를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지역이 함께 머무는 생활 기반으로 바꾸는 정주학교 운영에 나서고 있다.

정주학교의 핵심은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을 찾아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가진 한계를 중심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보완하고 교육과 돌봄, 문화예술, 진로체험을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교실수업.
교실수업.
영해중학교는 1951년 설립 인가 이후 영해지역 중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모두 1만101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127명의 재학생이 근면·성실·건강이라는 교훈 아래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영해중학교 정주학교 운영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연계 통합학교 모델이다. 영해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병곡중학교와 축산중학교, 기독보육원을 하나의 교육권으로 묶어 공동 교육활동을 운영한다. 한 학교의 프로그램을 한 학교 학생만 누리는 방식이 아니라 인근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학교 시설과 교육 자원을 공유하는 구조다.

경상북도의회를 방문한 체험행사.
경상북도의회를 방문한 체험행사.
학교는 정주학교 시범 운영 TF팀을 구성하고 학교별 교육과정에 맞춘 협의 체계를 마련했다. 의견 수렴과 전문가 컨설팅, 교육활동 운영, 평가와 공유를 거치며 정주학교가 실제 교육과정으로 작동하도록 기반을 갖추고 있다.

중점 운영 과제는 학교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오케스트라 중점 프로그램, 지역단위 학교 연계를 통한 어울림 체험학습, 학교 시설 개방을 통한 기독보육원 연계 책임교육·돌봄 환경 구축이다. 세 과제는 모두 ‘머무르고 싶은 학교’라는 방향으로 모인다. 오케스트라는 영해중학교 정주교육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영해중·고는 오케스트라 합주반을 운영하고 병곡중학교와 축산중학교에는 플루트와 클라리넷 전문 강사를 지원해 예술교육 기회를 넓힌다. 학생들은 1인 1악기 교육을 통해 특기와 감성을 기르고 학기 말에는 연합 합주 발표로 배움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나눈다.

커피차와 함께하는 양성평등 행사.
커피차와 함께하는 양성평등 행사.
어울림 체험학습도 정주학교의 중요한 축이다. 영해중학교와 병곡중학교, 축산중학교 학생들은 영화 관람과 프로야구 경기 관람, 스포츠·문화·예술 체험을 함께하며 학교 간 벽을 낮추고 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또래 관계를 넓히고 함께 배우는 경험을 쌓는 것은 공동체 교육의 과정이 된다.

학교 공간도 정주학교 운영에 맞게 바뀌고 있다. 영해중학교는 온자람 공간만들기 사업을 통해 현관 로비와 학생 쉼터, 스터디카페, 스마트 음악실 등을 새롭게 조성했다. 낡고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을 학생들이 머무르고 쉬며 배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스터디 카페에서 자율학습 중인 학생들.
스터디 카페에서 자율학습 중인 학생들.
스터디카페는 자기주도 학습공간으로 기능하고 스마트 음악실은 음악수업과 동아리 활동, 소규모 연합 음악회가 가능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현관과 로비는 학생과 학부모, 지역민이 학교 정보를 나누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영해중학교의 일반 교육활동도 정주학교 운영과 맞물려 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운영된다. ‘도전 꿈! 성취’ 학교장 인증제는 지역 역사 지킴이, 시 쓰기, 미술 표현, 음악, 체력, 나눔, 환경 등 다양한 주제를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하도록 돕는다.

영해면 인근 소규모학교와 함께하는 한마당축제.
영해면 인근 소규모학교와 함께하는 한마당축제.
영해중학교 정주학교 운영의 의미는 분명하다. 학교 하나를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영덕 북부권의 여러 학교와 지역기관을 연결해 교육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학생에게는 더 넓은 배움의 기회를 주고 학부모에게는 지역 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지역사회에는 학교가 중심이 되는 공동체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학생회장 김아현 양.
학생회장 김아현 양.
학생회장 김아현 양은 “처음에는 다른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낯설기도 했지만 지금은 훨씬 더 즐겁고 든든하다”며 “야구장이나 공연장에서 옆 학교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고 웃다 보면 학교 간의 벽이 정말 낮아졌다는 걸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의 모든 학교 친구가 하나의 공동체처럼 연결돼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학교생활이 훨씬 활기차졌다”고 덧붙였다.

홍상규 교장.
홍상규 교장.
홍상규 교장은 “영해중학교를 중심으로 병곡중, 축산중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정주학교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꿈을 꾸는 따뜻한 울타리”라며 “이웃한 학교들이 마음을 모아 만드는 공동의 배움터는 우리 학생들이 고장의 소중함을 느끼며 지역 사회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자라나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홍 교장은 또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넘어 온기가 연결될 때 우리 지역은 학생들에게 머물고 싶은 꿈의 터전이자 함께 미래를 가꾸어가는 희망찬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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