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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묘지 강산 VS 금수강산

경북신문 기자 입력 2026.07.20 14:50 수정 2026.07.20 14:50

화장 문화가 빠른 속도로 정착하고 있다. 묘지 강산이 머지않아 금수강산 옛 명성을 되찾을 전망이다. 정부의 장묘문화개혁 운동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화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높아져 가고 있다.
 

전통 매장은 조선조 이후에 형성된 관습이다. 선사시대에는 지석묘, 고인돌 등 일종의 공동묘지였다. 삼국시대에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었으나 주로 매장을 하다가 통일신라시대에 들어와서 불교의 영향으로 화장이 성행했다.
 

조선 시대는 유교적·풍수적·지리적 장사관습이 주를 이루었는데, 억불숭유정책으로 화장을 금하고 매장제를 강력하게 시행했다. 이때의 관행이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화장을 선호하는 것은 화장 장례가 결코, 우리의 고유 전통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는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에도 커다란 경제적 부담이 된다. 거주지와 멀리 떨어져 사후 관리가 어렵고 자연재해로 유실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매장을 위한 고가의 장의용품 구입 등 비용도 만만찮다.
 

한식이나 추석과 같은 일정 시기에 성묘 행렬이 집중되어 교통체증을 유발함으로써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유교 관습에서 볼 때 화장은 정통관습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납골 화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묘제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선진외국에서도 화장은 이미 보편적인 관습이다. 화장을 하는 것은 세계 장묘 문화의 큰 흐름에 함께하는 것이다. 조상을 멀리 떨어진 산에 모셔 거친 자연환경과 천재지변 속에 두고두고 고통받게 하는 것보다 화장을 하여 납골을 하면 언제나 깨끗하고 평화롭게 모실 수 있다. 화장을 하여 가족 납골묘나 추모의 집 등 가까운 납골시설에 조상을 모시면 문중이 자주 한자리에 모여 가족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또 대대로 가족의 묘소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우선 장례비용에서도 화장이 저렴하다. 수의나 관 등 장의용품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조문객 접대비, 차량 이동비만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어 유가족의 장례비용 부담이 훨씬 덜한 게 특징이다. 납골시설을 이용하면 묘지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화장은 수목장·산분장 등 친환경 장례에도 필수적인 선행 단계다. 바람직한 장사 문화가 정착하려면 정부가 장려만 하지 말고 화장, 봉안시설을 늘리고 그 질을 높여야 한다. 70년대 이후 꾸준히 늘어난 화장률은 90%를 넘어 100%에 육박하고 있다.
 

유교 종주국인 중국에서는 매장을 법으로 금지하며, 국가 지도층을 비롯하여 100% 화장을 한다. 묘지 사용료가 엄청 비싼 홍콩, 대부분이 불교 신자인 태국에서는 화장이 보편화되었다. 조선 시대 매장 문화 관습이 화장 문화로 바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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